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보다 고객이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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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미국 대학생입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후, 이번 주 월요일에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송금받았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투자 유치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투자 유치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보다 고객이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자. 투자 유치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요?”와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였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VC 입장에서는 당연한 질문처럼 보일 수 있지만, Pre-Seed 단계의 창업자들에게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설득력 있게 구상하더라도, 경험상 VC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든 허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Pre-Seed 단계에서의 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는 대부분 가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애초에 투자할 마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투자 유치를 위해 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를 산출한 것이 Pre-Seed 단계의 스타트업에 크게 쓸모가 있을까요?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Pre-Seed 단계에서는 알 수 없는 변수가 많고, 사업 모델과 수익 모델은 결국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Chang Kim님의 링크드인 포스트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하버드는 강력한 교육 부서를 가진 사모펀드 회사다. 뉴욕 타임즈는 고품질 저널리즘 부서를 가진 게임 구독 서비스다. AMC는 영화관도 있는 팝콘과 소다 판매업체다. 테슬라는 자동차도 제조하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다.

위의 예시에서 보듯이, 우리가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는 사업 모델과 그 아래에 깔려 있는 수익 모델은 다를 수 있습니다. Pre-Seed 단계에서는 투자자의 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에 관한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보다 고객이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고객이 충분히 사용하고자 할 때 수익화를 생각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Pain Killer 프로덕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VC에게 자주 받는 또 다른 질문은 “고객을 위해 어떤 Pain Point를 해결해 주나요?”였습니다. 설득력 있는 답변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나는 그것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반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Nir Eyal이 쓴 책 'Hooked'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진통제는 분명한 필요를 해결하며 특정한 고통을 완화합니다.

반면, 비타민은 반드시 분명한 고통을 해결하지는 않지만 사용자들의 감정적 필요에 호소합니다. 진통제 없이는 기능을 할 수 없지만, 예를 들어 휴가 중에 며칠간 비타민을 먹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진통제 사업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비타민 사업을 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은 진통제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제,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소비자 기술 회사들인 페이스북, 이메일, 트위터, 인스타그램, 그리고 핀터레스트를 생각해 봅시다. 이들은 비타민을 팔고 있을까요, 아니면 진통제를 팔고 있을까요?"

위에를 읽고 어떤 것을 고르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비타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는 없어도 생존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Nir Eyal은 우리가 이들을 진통제인지 비타민인지 구분하기 전에 이들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찜찜한 기분이 드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찜찜합니다. 새로운 소식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서 사회적 인정을 받을 기회를 이메일을 통해 얻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Nir Eyal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가 비타민이면서 진통제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비타민처럼 보이지만, 고객들이 프로덕트를 충분히 좋아하고 자주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그들의 삶에 녹아들어 진통제가 됩니다.

따라서 Pre-Seed 단계에서 프로덕트가 반드시 Pain Killer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내 프로덕트를 사용자의 삶에 녹여 사용자의 욕구와 일치시키고, 사용자가 내 프로덕트를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VC와 고객들은 때때로 무지하다.

창업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창업 아이디어에 관해 듣습니다. 저는 초기에는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가 성공하겠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며, 제 비관적인 시각이 매우 타당하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 대학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한 명은 공연 티켓을 안전하게 재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제 관심 분야도 아니었을뿐더러 Facebook Market 같은 곳에서 판매하면 되지 굳이 플랫폼까지 만들어야 하나 싶었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가졌습니다. 제가 고객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TechCrunch에서 뉴스를 읽다가 그 학생이 말했던 사업 모델과 일치하는 사업이 YC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YC가 단순히 사업 모델만 보고 투자를 하지는 않겠지만, 이 뉴스를 보고 머리가 띵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들으면 무조건 비관적으로 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사업 모델이 안 될 것 같다면 솔직히 친구들에게 말하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그 부분에 관해 조금 더 파헤쳐 보라고 조언합니다.

제가 만났던 VC와 고객들도 돌이켜 보니 저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투자받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이 던지는 한마디는 창업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관한 파장을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말을 던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여러 투자 거부 의사를 받고 투자 거부 이유가 궁금해서 커피챗을 요청 후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제가 뭘 하고자 하는지, 그 분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매일 고민하고 생각해 본 저보다 무지하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들이 던지는 “이 사업 모델은 안 될 것 같은데요?” “저는 이것 안 쓸 것 같아요.”라는 말들이 타당한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들이 우리보다 이 분야에 대해 무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비전에 확신이 있다면 투자 유치에서 거절을 당해도 꺾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봤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했을 것이다.” 헨리 포드가 했던 말입니다. 과연 당대 사람들은 헨리 포드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나 했을까요?

창업자의 확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VC와 고객들의 말을 듣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론

Pre-Seed 단계에서 제가 배운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익 모델과 시장 규모보다 고객이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자. 처음부터 Pain Killer 프로덕트일 필요는 없다. 때때로 VC와 고객들은 우리보다 무지하다. 이들의 거절에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